수도권 교통혁명으로 기대받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이용객이 당초 예상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정차역과 이어지지 못하는 ‘반쪽 개통’인 데다, 이용객이 몰리는 일부 역의 낮은 접근성 때문으로 보인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통일인 지난 3월 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31일간 GTX-A 수서∼동탄 구간 이용객은 26만3665명으로 집계됐다. 개통 전 국토부가 예측한 총수요 61만5128명의 42.9%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당초 평일 2만1523명, 휴일 1만6788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31일간 이용객은 평일 평균 7675명, 휴일 평균 1만16명으로 평일은 예측치의 35.7%, 휴일은 59.7%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GTX-A의 전체 구간(운정∼동탄)이 개통하고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어지는 서울역과 삼성역이 열리면 출퇴근 수요에 힘입어 이용자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GTX-A 운정∼서울역 구간은 오는 12월, 서울역∼수서 구간은 오는 2026년 말 개통 예정이다. 삼성역에는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는 2028년이 돼서야 정차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역 환승센터가 개통되도 A노선 수요가 늘긴 하겠지만, 현재의 3배까지 늘지는 낙관하기 쉽지 않다. 지하철과 달리 GTX는 강남 지역에선 수서·삼성역에서만 정차하기 때문에 환승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동탄역 등 GTX 역사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현재 집 근처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근무지 지척까지 바로 이동하는 수도권의 상당수 통근자들에겐 GTX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동탄역의 연계 교통수단이 좋지 못한 데다, 수서역에서 내려 강남 등 최종 목적지로 환승하기가 불편하기에 GTX-A를 선호하지 않는 듯하다”며 “일반 전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싼데 아직 이동시간은 크게 줄지 않기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GTX-A 수서~동탄 구간 운행이 본격 시작되면서 D·E·F 노선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될 D노선은 김포·인천을 팔당·원주까지 잇는 노선이다. 수도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다 삼성역에서 양 끝이 Y자 형태로 갈라지는 모습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서울 지하철 5호선 장기~불로~원당 구간과 노선이 중복된다. 또 인천공항~대장 구간은 E노선과 겹친다. 중복 투자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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