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디크 칸(사진) 영국 런던 시장이 2일(현지시간) 열린 지방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노동당 소속인 칸 시장은 파키스탄계 무슬림으로 런던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칸 시장은 파키스탄에서 런던으로 이주해 버스 기사로 일한 아버지와 재봉 일을 한 어머니 사이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노스런던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인권 변호사로 일했고 노동당 소속으로 2005년 하원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6년 런던 시장에 당선되면서 서구 주요국 수도의 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 됐다.
재임기 전체를 보수당 집권기에 보낸 칸 시장은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며 야당 당수보다 더 눈에 띄는 때가 많았다. 브렉시트에 반대했고, 팬데믹 기간 봉쇄령을 해제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앤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달리 런던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맹렬히 비판하기도 했다.
칸 시장은 4일 당선을 확정지은 뒤 “공포 조장에는 사실로, 혐오에는 희망으로, 분열 시도에는 통합으로 응답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예정된 총선에서 노동당 집권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그의 총리직 도전이 주목받는다. 다만 재임 중 런던의 강력범죄 증가와 주택 문제 등으로 비판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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