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2025년 D램 매출의 30% 차지… 가격도 5~10% 상승”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전망

AI 반도체 핵심… 2025년 수요성장률 2배↑
2분기 D램 값 상승 전망치 20%로 상향
삼성·SK하이닉스, 공급량 지속적 확대
수익 개선 기대감에 주가 8만·18만 회복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년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격도 5∼10% 상승할 전망이다. D램 가격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시장을 장악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D램 매출 측면에서 HBM 점유율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 내년 30% 이상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배,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HBM 구매자들은 AI 수요 전망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어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D램 메모리 가격 흐름도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30일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2.10달러로, 전월(1.8달러) 대비 16.7% 상승했다. 제품 가격이 2달러를 넘긴 것은 2022년 12월30일(2.21달러) 이후 16개월 만이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말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2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 상승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15∼20%로 상향 조정했다. 또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이 200%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길었던 ‘겨울’을 지난 반도체 기업들에게 D램과 HBM 가격 상승은 긍정적 요인이다.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HBM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 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이라고 했다.

D램에 대해서도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분기에도 서버 및 스토리지 기반 메모리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77%(3700원) 오른 8만1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을 넘은 것은 4월16일(8만원)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3.7% 오른 1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8만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10만 전자’ ‘20만 닉스’가 가능할지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고, HBM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진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