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 0.5%
페이 온라인 결제는 0.83~1.5% 나타나
간편결제, 중간 유통단계 PG사 역할도
업계 “결제대행 추가 수수료 포함돼 비싸”
페이 결제, 신용카드 사용액 넘어 일반화
전문가들 “전제 수수료 실태 파악 먼저”
“형평성 차원 수수료 인하 필요” 지적도
‘○○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높은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일반 신용카드 결제액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양쪽의 수수료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수수료율 규제를 받는 카드와 달리 간편결제엔 규제 자체가 없어서다.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간편결제 수수료율 인하 계획을 공약으로 밝힌 만큼 22대 국회에서 현실화할지도 주목된다.
8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공시한 주요 핀테크 업체 9곳(네이버파이낸셜·비바리퍼블리카·11번가·우아한형제들·지마켓·카카오페이·쿠팡페이·NHN페이코·쓱닷컴)의 지난 1월 기준 영세 가맹점(연간 매출액 3억원 이하) 대상 카드 결제 기반 수수료율은 온라인 기준 0.83~1.5%다. 포인트 등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결제 수수료율은 0.88~3%로 나타났다.
이는 간편결제를 거치지 않는 일반 신용카드 수수료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영세 가맹점 대상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5%다. 체크카드는 0.25%까지 낮아진다.
이에 대해 핀테크 업계는 카드사와 간편결제사의 수수료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신용카드는 온라인 결제 시 중간 유통단계인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가 결제·승인·심사 등의 업무를 대행하면서 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하는 구조다. 카드사와 별도로 PG사도 수수료도 붙인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간편결제사는 PG사 역할까지 함께하기 때문에 이미 관련 수수료를 포함해 부과한다는 설명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카드사 업무를 대행하는 PG사 역할까지 간편결제사는 일괄 수행하기 때문에 PG사 수수료까지 합한 전체 카드결제수수료와 비교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8755억원으로 2020년(일평균 4491억원) 이후 3년간 두 배가량 늘었다. 덕분에 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결제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1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간편결제의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하더라도 현행 수수료 체계는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가맹점이 부담하는 종합적인 수수료 실태 파악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전자금융업자(간편결제사)가 가맹점에 부과하고 있는 결제수수료(카드·PG·선불결제수수료) 외에 기타수수료에 대해서는 아직 전반적인 파악이 미흡하다”며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결제수수료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수수료에 대한 실태 파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타수수료는 오픈마켓 입점이나 프로모션 등 대체로 플랫폼 이용 시 발생하는 일반 상거래 서비스와 관련된 수수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PG사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높은 편”이라며 “신용카드는 법에 의해 수수료율 규제를 받지만 간편결제사는 규제를 받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와 비교하더라도 수수료율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형평성을 맞추는 측면에서도 간편결제 수수료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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