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아끼려 포장한 건데” 소비자도 반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점주들에게 배달뿐 아니라 포장 주문에도 중개 이용료를 받기로 하자 점주들이 반발에 나섰다. 일부 점주들 사이에선 “배달 중개료만으로도 남는 게 없었는데, 왜 포장비까지 별개로 받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1일 ‘배민 외식업광장’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배민 포장 주문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에 대해 중개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포장 주문을 받는 것도 배달 주문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민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취지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장 중개이용료는 6.8%로, 배달 중개이용료와 동일하다. 고객이 3만원짜리 음식을 포장으로 주문했다면 점주는 배민에 중개이용료로 2040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일단 신규 등록된 식당에 우선 적용된다. 배민에 등록된 기존 점주들과 이달 30일까지 가입 승인이 완료된 가게에 대해서는 내년 3월까지 포장 중개 이용료를 면제할 계획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물가가 올랐는데 월세에 재료비, 중개수수료까지 나가면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서울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배달비 수수료가 업주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되니 그간 포장 주문을 원하는 손님을 대상으로 몇 천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왔는데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결국 수수료가 음식값에 포함돼 외식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배달앱 만행이 도를 넘었다”, “향후 수수료 인상분을 메꾸기 위해 음식 가격을 조정하면 소비자 반발이 거셀 것” 등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반발하고 있다. 평소 배달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30대 직장인 박유진씨는 “배달 주문은 배달기사의 노동력이 추가되니 수수료가 비싸더라도 이해는 갔는데, 소비자가 직접 가야 하는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가 왜 드는 건지 모르겠다”며 “배달비가 부담스럽고 환경을 위해 종종 포장 주문을 하곤 했는데 모두 가격이 똑같으면 누가 주문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포장 중개이용료 정책 개편을 계기로 앱 가격과 실제 매장 가격이 다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배민 포장 주문에 신규 가입하는 가게 중 ‘매장과 같은 가격’을 인증한 가게를 대상으로 포장 할인 마케팅 시 고객 할인 비용의 50%를 환급해 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또 다른 배달 플랫폼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내년 4월 이후 방침은 추후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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