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 세르비아의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조별예선 경기를 앞두고 양측 축구팬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
개최국 독일은 영국과 세르비아 훌리건들이 대거 원정 응원할 것으로 예상해 이 경기를 '고위험 경기'로 분류하고 대비했으나 폭력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를 5시간여 앞둔 오후 3시45분께 독일 서부 겔젠키르헨역 인근에서 잉글랜드와 세르비아 팬들이 식당 야외테이블과 의자를 서로 집어던지고 유리병을 깨며 충돌했다.
경찰은 세르비아 팬 7명과 잉글랜드 팬 1명 등 모두 8명을 체포했고 1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가 경기를 보기 위해 퇴원했다고 밝혔다. 한 세르비아 팬은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한 무리의 남자들이 유리잔과 돌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난투극에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아들 다닐로 부치치(26)도 가담했으며 세르비아 군사경찰 특수부대 소속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했다.
다닐로 부치치는 과거에도 세르비아 클럽 FK 파르티잔의 훌리건 리더이자 범죄조직 두목인 벨코 벨리부크와 친분으로 구설에 올랐다.
당국은 악명 높은 영국 훌리건과 최근 몇 년 사이 극우세력과 결부돼 폭력 성향을 보이는 발칸반도 훌리건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주류 반입을 금지하고 알코올이 2.8% 포함된 낮은 도수 맥주만 판매하는 등 대비책을 세웠다.
경기가 열린 겔젠키르헨에는 잉글랜드 팬 약 4만명, 세르비아에서 약 1만명이 모인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조별 예선 가운데 독일-헝가리(19일), 잉글랜드-덴마크(20일), 스코틀랜드-헝가리(23일) 등 모두 4경기가 고위험 경기로 지정돼 있다.
독일 내무부와 경찰은 개막 일주일 전인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인접국과 국경에서 폭력 전과자 등 900명의 입국을 저지하고 173명을 체포했다. 또 14일 개막 이후 매일 경찰관 2만2천명을 유로2024 관련 임무에 투입하고 있으나 곳곳에서 폭력 사건이 잇따랐다.
16일 폴란드와 네덜란드의 조별예선이 열린 함부르크의 번화가 리퍼반에서 39세 남성이 등산용 곡괭이와 화염병을 들고 경찰관을 위협하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다리를 맞고 제압됐다.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 제지했으나 이 남성이 화염병에 불을 붙이려 했다고 전했다. 당시 인근에서는 네덜란드 팬 수천 명이 행진 중이었다.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개막전이 열린 14일 밤에는 동부 소도시 볼미르슈테트의 주택가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27세 남성이 함께 축구를 관람하던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치료 중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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