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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 또 꺼내든 정용진… 그룹 이커머스 수장 전격 교체

입력 : 2024-06-20 05:00:00 수정 : 2024-06-19 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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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신세계 긴장감 고조

실적 부진 책임 물어 경영진 교체
지마켓 새대표 ‘외부 출신’ 정형권
SSG닷컴엔 최훈학 본부장 내정
정용진 취임 이후 대표 3명 물갈이
수시 인사 계속 진행 가능성 높아

신세계그룹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양대 계열사인 지마켓과 SSG닷컴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지난 4월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한 데 이은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로, 비상경영에 대한 그룹 내부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19일 지마켓과 SSG닷컴 신임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정형권 대표이사(왼쪽), 최훈학 대표이사.

지마켓을 이끌어갈 정 신임 대표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고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거쳐 쿠팡 재무 임원으로도 일했다. 투자 부문과 이커머스,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인 만큼 지마켓 체질 개선과 수익성에 기반한 균형 있는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신세계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최 신임 SSG닷컴 대표는 공채로 신세계에 입사해 이마트에서 마케팅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9월 SSG닷컴으로 자리를 옮겼다. 팬데믹 장기화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자사브랜드(PB) 피코크와 노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며 위기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서리(식료품)와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신세계 계열사 대표를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인사는 지난 4월 신세계건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8일 정용진 회장이 취임한 지 100여일 만에 대표 3명이 물갈이된 것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그룹 전체에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경영전략실 개편 후 연속해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신세계그룹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를 토대로 신상필벌에 따른 인사를 공언했다. 통상 1년에 한 번 연말에 정기 인사를 했던 것에 얽매이지 않고 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진을 언제든 교체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정 회장은 취임 한 달 후인 지난 4월 정두영 전 신세계건설 대표를 해임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수시인사를 실행에 옮겼다. 정 회장이 두 달 간격으로 CEO를 교체하고 나서면서 그룹 내에서는 수시인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이커머스 사업 부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그룹 내부 공감대 속에 이뤄졌다.

 

2021년 3조4000억원에 인수한 G마켓은 당시 43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올해 1분기에도 85억원 적자를 냈다.

 

이전보다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이 중요해진 시기다. SSG닷컴은 2018년 법인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해 누적 손실만 45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에는 출범 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에 약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제3자 등에 팔아 투자금을 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 사업이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바탕이 됐다”며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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