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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생 중 내 아들만 없다”… 사망 훈련병 모친의 울분

입력 : 2024-06-20 06:00:00 수정 : 2024-06-20 07: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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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수료식날
군인권센터, 모친 편지·사진 공개
“아들 못 지킨 군… 누가 책임지나”
용산역서 ‘시민 추모 분향소’ 운영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사망한 박모 훈련병 어머니가 비통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냈다.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이 소속됐던 신병교육대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박 훈련병 어머니가 쓴 편지를 공개했다. 박 훈련병 어머니는 “입대하던 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며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걱정 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돌아봤다.

 

숨진 박 훈련병이 입영식 당시 어머니를 업고 있는 모습. 군인권센터 제공

박 훈련병 어머니는 병역 의무를 다하러 간 자식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군대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해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며 “아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아들이)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었다고 한다”며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은 12사단 신병대대 수료식 날인데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다”며 “국가의 부름에 입대하자마자 상관의 명령이라고 죽기로 복종하다 죽임당한 우리 햇병아리, 대한의 아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19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체육관에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료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이날 인제체육관에서는 박 훈련병과 함께 입대한 동료들의 수료식이 열렸다. 체육관 입구에는 박 훈련병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됐고 참석자들은 수료식에 앞서 박 훈련병을 애도했다. 군인권센터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시민 추모 분향소’를 운영했다. 이곳에서 박 훈련병 어머니는 직접 추모객을 맞았다.


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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