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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유력’ 프랑스 극우당 대표 “나토 탈퇴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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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20 12:44:30 수정 : 2024-06-20 1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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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합(RN) 이끄는 올해 29세 바르델라
“동거정부 총리? 선거 결과 보고 판단할 것”

최근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집권 후 프랑스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RN이 정권을 잡으면 프랑스는 나토를 떠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프랑스의 극우 성향 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RN은 곧 실시될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바르델라는 이날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방위사업 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 행사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RN은 오는 30일(1차 투표)과 7월7일(결선투표) 실시되는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제1당이 되며 집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각에선 중도 우파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 밑에서 극우 인사 바르델라가 총리를 맡는 ‘동거정부’(cohabitation)가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RN이 집권하는 경우 취할 국방정책과 관련해 바르델라는 “프랑스가 국제 무대에서 한 약속에 의문을 제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나토 탈퇴를 시도하지 읺겠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할 뜻도 밝혔다. 이는 RN의 친(親)러시아 전력을 들어 ‘극우파가 집권하면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이 끊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RN은 2014년 러시아 모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은 사실이 있으며, RN의 전 대표 마린 르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바르델라는 RN이 집권하면 나토와 유럽연합(EU)을 대하는 프랑스 정책의 일부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 파트너들과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프랑스의 신뢰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AFP는 “수위를 조절하긴 했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 체계에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동거정부 출현 가능성에 대해 바르델라는 “RN과 파트너 정당들이 총선에서 압승하는 경우에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 RN이 하원의 1당이 되더라도 원내 과반 확보에는 실패한다면 총리를 맡지 않겠다는 뜻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한 루이스 몬테네그루 포르투갈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곧 실시될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하는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EPA연합뉴스

1959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은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총리는 경제 등 내치를 각각 책임지는 이원집정제 정부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속한 여당이 하원 과반 다수당인 여대야소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는 게 보통이다. 2017년 출범해 7년간 집권해 온 현 마크롱 정부가 그렇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선 하원 과반을 차지한 야권이 지지하는 인사가 총리가 되어 실권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에 그치는 의원내각제처럼 운영된다. 대통령과 총리가 속한 정당이 서로 달라 한 정부 안에 여야가 공존한다는 뜻에서 이를 동거정부라고 부른다.

 

프랑스 역사상 동거정부는 1986∼1988년, 1993∼1995년, 그리고 1997∼2002년 이렇게 3차례 출현했다. 만약 총선 결과 4번째 동거정부가 등장한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수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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