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강인욱/ 김영사/ 2만원
고고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고고학 교수인 저자는 “영화 속 고고학은 신나게 모험을 하지만 실제 고고학은 사소한 유물 속에서 과거의 조각을 찾아내는, 모험심보다는 과거에 대한 탐구와 끈기가 필요한 직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두 가지 질문에서 시작한다. 고고학을 소개하는 개론서가 없다는 것과 고고학이 우리 삶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강의시간 고고학의 효용성을 물었던 법대생의 질문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에 주먹도끼의 그립감이 핸드폰의 크기로 이어지고, 초정밀 청동거울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된 비결이라는 점을 빗대 현재의 판결을 내릴 때 과거의 판례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고고학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라 답한다.
여기에 더해 가짜 고고학의 음모론에 대한 경계도 드러낸다. 고대문명의 외계 유입설 등이 대표적이다. 수만 점의 증거를 외면한 채 예외적이거나 잘못 인용된 증거 한두 개로 사실을 왜곡하는 위험한 태도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의 삶까지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고학의 본질은 시간여행이다. 유물 속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밝히는 것이다. 인간의 호기심과 인간성에 대한 관심은 고고학이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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