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5년 연임을 확정지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된 인준투표에서 전체 719표 중 401표를 받았다. 가결 요건이자 과반인 360표보다 41표를 더 획득하며 연임이 확정됐다. 유럽의회 선거 재적 의원은 총 720명이지만, 스페인 의원 1명의 자국 내 법적 절차 문제로 719명으로 최종 정정됐다. 반대는 284표, 기권은 15표였으며 나머지는 무효표 처리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처음 선출된 2019년 인준투표 당시 9표 차이로 간신히 집행위원장 자리에 올랐었다. 이번에는 그를 대체할 ‘플랜B’ 후보가 사실상 전무한 데다 유럽 안팎으로 정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 내 극우 세력이 약진하자 친EU 및 중도 세력의 결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선동가나 극단주의자들이 우리의 유럽식 삶의방식을 파괴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소속 정당이기도 한 ‘이탈리아형제들(Fdl)’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Fdl은 유럽의회에서 24석을 보유하고 있다.
FdI 소속인 니콜라 프로카치니 유럽보수와개혁(ECR) 공동 의장은 “폰데어라이엔에게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우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의미했다”고 말했다. ECR는 유럽의회 내 강경우파 교섭단체로 Fdl도 여기 일원이다.
한때 연임을 위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CR과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으나 결국 강경우파의 도움 없이도 재선에 성공했다. 2019년 첫 여성 EU 행정부 수반이 된 그는 연임 확정으로 또 한 번 ‘여성 최초’ 기록을 세웠다. 연임에 성공한 역대 EU 집행위원장 자체가 1958년 집행위가 EU 행정부 기관으로 신설된 이래 66년간 2명뿐이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958년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독일 국적의 의사 출신이다. 7남매를 둔 ‘만능 워킹맘’으로 독일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주목 받았다. 독일 연방정부에서 가족부 장관,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뒤 2013년부터 6년간 국방부를 이끌다가 2019년 12월 EU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두 번째 오는 11월부터다. 그는 두 번째 임기 동안 유럽의 산업 경쟁력, 국방 분야 육성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집행위원장은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27개 회원국 연합체인 EU의 수장이다. 집행위는 27개 회원국과 별개로 EU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독립조직으로, 법안 발의권부터 정책 이행, 예산의 관리·집행 등 EU의 행정부 기능을 수행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