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지지 행렬에 동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힐러리 클린턴: 어떻게 카멀라 해리스는 승리하고 역사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계의 많은 여성이 그래왔듯 만성적으로 과소평가 돼 왔지만, 이 순간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며 “나는 강한 여성 후보들이 미국 정치의 성차별주의와 이중잣대와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일부 알고 있다“면서 “나는 ‘마녀’, ‘불쾌한 여자’ 혹은 더 심한 말로도 불렸으며, 심지어 내 모형이 불태워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져 낙선한 그는 “비록 내가 그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깰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나는 두 차례에 걸친 내 대권 도전이 여성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고백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자신의 대권 도전 이후 미국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첫 흑인 및 남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추가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해선 안 된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봤듯, (대법원의) 낙태 금지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은 여성 유권자들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돼 선두에 선다면, 이 움직임은 막을 수 없는 물결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상원의원을 거쳐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이 된 해리스 부통령의 이력을 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최적임자”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검사로서 해리스 부통령은 마약 밀매업자, 공해 유발자, 그리고 약탈적인 대출 기관들을 상대했다. 미 상원의원으로서 그는 움찔거리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과 후보자들을 상대로 엄격하게 질문했으며 그 모습은 영감을 줬다”며 “부통령으로서 그는 대통령과 함께 상황실에 앉아 지도자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결정들을 내리는 것을 도왔다”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나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임기를 실패하고 현재 위험한 공약을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강력한 ‘기소’를 진행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법 집행 경험은 범죄와 이민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을 반박할 수 있는 신뢰성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트럼프 2기는 1기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은 전보다 더 극단적이고 더 불안정하며 그의 최악의 본능 중 일부를 막아줬던 가드레일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심에 대해선 “순수한 애국심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은 힘들고 드문 일을 했다. 대통령으로서 봉직하는 것은 일생의 꿈이었고 그가 마침내 그 자리에 다다랐을 때 그는 유난히 잘 해냈다”면서 “같은 꿈을 공유했고, 그 꿈을 놓아버려야 했던 사람으로서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지지했다.
이어 “바이든의 친구이자 지지자로서 달콤씁쓸한 순간”이라며 바이든 낙마에 따른 상실감을 표하는 한편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얻었다. 새로운 챔피언과 활기를 되찾은 선거운동, 새로워진 목표 의식이다. 절망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조직하고 결집하고 승리할 시간이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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