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계 교란… 장마 내주 끝날수도
26일 제주 등 최대 120㎜ 비 예보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제3호 태풍 ‘개미’의 진로가 장마 종료 시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중복(中伏)인 25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개미는 25일 오후 중국 푸저우 부근에 상륙한 뒤 28일까지 중국 내륙에서 북진을 거듭하며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중국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기압계를 일시적으로 교란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기압계가 재정립되는 과정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얼마나 확장하느냐에 따라 장마 종료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중에 장마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엔 태풍 통과 후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며 장마전선(정체전선)을 한반도 위쪽으로 밀어올려 장마가 끝났다. 반면 2015년에는 태풍 통과 후 북쪽 기압골이 남하해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하면서 장마가 연장됐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겹치면서 당분간 기온이 평년(최저 21~24도, 최고 28~32도)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수도권과 강원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는데,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 강원 남부 동해안, 남부지방 일부, 제주도 북부·동부는 수은주가 35도 이상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태풍이 중국 내륙으로 상륙하고 북상하는 시기에는 우리나라에 폭염과 함께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성 강수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날부터 26일까지 전국 곳곳에 5~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6일에는 제주와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20㎜의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비가 내리는 지역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다시 습도가 높은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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