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중 대표, 세계일보 통화에서 “저희를 선택해주셨으니 책임진다”

“저희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저희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윤중 엔타비글로벌 대표는 25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직원들과 회의할 때도 복잡하거나 어렵게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티몬에서 저희 여행 상품을 구매한 분은 티몬을 믿어서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저희와 비슷한 여행상품이 수없이 많다”며 “저희를 선택해주신 만큼 저희가 책임지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엔타비글로벌은 지난 24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티몬의 입점 업체 정산금은 무기한 지연되고, 티몬 구매 취소 고객에 대한 티몬의 환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 여행객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티몬 입점 업체인 당사도 전월부터 현재까지 판매 정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티몬 측으로부터 무기한 정산 지연에 대한 최종 공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업체는 “당사 여행상품을 찾아주시는 고객의 추가 피해를 막고자 티몬을 통한 여행상품 판매는 중단했다”며 “현 사태와 관련해 엔타비글로벌과 엔데이트립 여행상품을 티몬으로 구매해주신 고객님들께는 이용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알려드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금 정산 관련해서는 당사와 티몬의 대화로 상황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여름 휴가철 여행을 고대하고 당사를 찾아주신 고객님의 여행은 당사 판매금이 정산되지 않아도, 티몬 측 고객 취소 환불이 불가한 경우에도 엔데이트립이 책임지고 진행하겠다”고 약속해 주목됐다. 정산금을 받지 못해도 여행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하겠다는 책임감 표출이다.

2007년 7월 창업한 엔타비글로벌은 일본 현지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일본 각지에 지사를 둬 양측 직원은 40여명이다. 유명 여행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20년 가까이 일본·대만 여행상품을 다루며 여행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온 와중에,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 불똥이 튀었다. 티몬은 위메프와 함께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로, 엔타비글로벌은 지금까지 두 달 정도 판매 정산금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엔데이트립은 엔타비글로벌의 일본 지사다. 엔타비글로벌은 위메프와는 계약하고 있지 않다.
티몬 정산 지연으로 여행에 불편을 겪을 수도 있었던 인원은 수백명으로 추산된다. 엔타비글로벌의 대책 회의에서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해외여행을 1년에 여러 번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번 가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런 분들이 속상하고 난감하지 않겠나’ 등 이야기 나왔다고 한다. 김 대표는 “회사를 믿고 찾아준 고객을 책임지겠다는 건 어느 회사나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물건과 달리 여행상품은 구매 시점과 실제 여행 시기가 다르다는 특성이 있다. 각종 소셜커머스의 여행사 정산 시점이 수개월 걸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관련 업계도 이를 어느 정도는 안다.
관광진흥법 등이 여행알선 사고로 여행자에게 피해를 줄 경우 보증보험에 가입한 여행업자의 보증을 도와주지만 이것만으로 손실 보전은 어렵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법은 ‘기획여행’을 실시하는 자는 사업 시작 전 관광객 손해배상을 내용으로 하는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획여행’은 국외여행자를 위해 일정과 숙박 등 서비스 내용을 정하고 참가 여행자를 모집해 실시하는 여행을 말한다. 보증보험 예치금액은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 규모에 따른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거대 마켓 플랫폼을 등진 채 사업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하는 더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에서는 티몬·위메프의 여행상품 정산 미이행 시, 계약을 해지한다는 데 주요 여행사들이 뜻을 모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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