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 선거 공천서 ‘막강 입김’
당 최고위선 “문제 없다” 판단
“특정후보 노골적 밀어주기” 반발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독주로 흐르고 있다면 각 지역 시·도당위원장 경선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친명(친이재명) 원외 조직에서 원내 최대 계파로 급부상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가 사실상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행보를 보여 당내 불만을 사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성 비위 전력이 있는 혁신회의 상임대표 강위원(사진)씨가 광주시당위원장 후보로 나선 것이 적절한지 판단해달라는 요구를 접수했다. 그렇지만 중앙당 선관위는 공을 당 최고위원회로 넘겼고, 최고위는 문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조치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조차 “당이 이런 사안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을 많은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에 따르면 각 지역 당원들이 들어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혁신회의 측이 시·도당위원장 경선과 관련해 사실상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싣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혁신회의 측이 경쟁 상대방이 들어있는 대화방에서도 특정 후보를 대놓고 밀어주는 행보를 보여 당원들 간 갈등이 커질까봐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이번에 당선된 위원장이 시·도지사와 기초·광역의원 등을 새로 선출하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이 와중에 이재명 후보의 특별보좌역 출신이자 혁신회의를 이끄는 강씨가 광주시당위원장에 출마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 조짐이 엿보인다. 과거 성추행 및 2차 가해에 따른 손해배상 1000만원, 음주 및 무면허 운전 전력이 있는 강씨가 친명 이력을 앞세워 시당위원장에 나선 것이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중앙당 선관위 관계자는 “광주시당위원장 선출 관련 사안이니 광주시당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도 경선이 진행 중이어서 문제 삼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강씨가 혁신회의 수장 격이라 함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강조하는 ‘당원 주권’은 좋은 사람이 정치하도록 하자는 것이지, 문제 있는 사람을 봐주자는 취지가 아니다”고 했다.
당사자인 강씨는 통화에서 “당직 선거와 관련해 자격기준이 미리 공지된 게 아니다”라며 “당 차원에서 이미 정리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과거 행적 관련 사안을 두고는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혁신회의 측도 “강 후보는 지난 총선 공직자 검증에 비춰봐도 부적격 판정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광주지역 현역 의원들이 양부남 의원을 시당위원장 후보로 ‘추대’한 것은 “기득권 카르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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