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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5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난 19세

입력 : 2024-07-29 09:30:19 수정 : 2024-07-29 09: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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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 후 의식 회복 못해
고려대 안암병원 심장·좌우 폐와 신장·간 기증
기증자 유동은(19) 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난 19세 딸에게 어머니가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소녀는 늘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던 착한 딸이었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유동은(19) 양은 지난 7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좌우 폐, 좌우 신장, 간을 기증했다.

 

유 양은 지난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은 “(유 양이) 생전 장기기증 뉴스를 보고 기증 희망 등록을 하자고 했다”며 “늘 주면 사람들을 돕는 착한 아이였기에 마지막 가는 길에 누군가를 돕길 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경기 시흥에서 1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유 양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그는 친구들에게 화장해 주는 것을 즐겼고 미용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했다.

 

유 양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러운 공황 증세와 우울증을 겪었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으로 극복했다. 이후에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상담해 줄 정도로 회복했다.

 

유 양의 어머니 김선희씨는 “동은아, 널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미안하고 많이 사랑한다”며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좋은 곳에 갔을 테니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네가 사랑하던 고양이 안개도 잘 키울게”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을 앞두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래 기증을 결심한 유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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