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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커머스 뛰어든 유튜브, 쇼핑플랫폼 메기 되나

입력 : 2024-08-11 20:49:47 수정 : 2024-08-11 20: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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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한국서 쇼핑용 스토어 개설
화면표시 배너 통해 간편 구매 가능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피드백 장점
“2028년 국내 총 거래액 6.7조 전망”

유통업계, 파트너십 제휴 러브콜 속
자체 쇼핑플랫폼 점유율 약화 우려도

유명 모델 이현이는 지난 4월 CJ온스타일이 운영하는 유튜브 ‘매진임박’ 채널의 콘텐츠 ‘엄카찬스’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 쓰는 화장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했다. 본인의 육아 경험을 공유하며 제품 기능을 설명하자 댓글 수천개가 줄줄이 올라왔다. 개국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채널이었지만 방송 시작 30분 만에 해당 제품은 주문액 2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현이가 ‘육아맘’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해 콘텐츠와 쇼핑 기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후 엄카찬스에서는 3040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실시간 판매(라이브커머스)하며 억대 매출을 잇달아 기록했고, 높은 인기에 최근 엄카찬스는 시즌2까지 새로 선보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유튜브 쇼핑 기능이 지속 고도화되며 크리에이터 채널에서도 억 단위 규모의 실적을 내는 라방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며 “아직 고객에게 낯선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회당 평균 1억원대 주문액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매진임박'에서 모델 이현이(오른쪽)가 화장품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해당 제품은 방송 30여분 만에 매출액 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제공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1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원 수준으로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1.3%에 불과하지만, 2028년에는 24조원으로 증가해 시장 점유율 6.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50%가량 성장한다는 얘기다.

맥킨지앤드컴퍼니 자료를 보면 라이브 방송의 구매전환율은 30% 수준으로, 일반 온라인 쇼핑 구매전환율인 2.06%보다 10배 이상 높다.

특히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과 즉각적인 피드백이 장점으로 꼽히는데, 동영상 콘텐츠에 특화된 유튜브와 만나 시너지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튜브 쇼핑 국내 총거래액이 2025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해 2028년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유튜브의 국내 라이브커머스 점유율이 2028년 28%까지 증가해 선두인 네이버를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라이브커머스의 가파른 상승 전망이 나오는 것은 유튜브 사용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의 지난달 국내 사용시간은 19억8000만시간으로, 카카오톡(5억4413만시간)과 네이버(3억5483만시간) 등을 멀찌감치 제쳤다. 주류 소비층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소비 성향도 유튜브 쇼핑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들은 인플루언서들의 사용 후기 등을 참고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

유튜브 역시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했다. 원하는 방송을 클릭하면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재생되고, 화면에 표시되는 배너를 통해 해당 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유튜브가 쇼핑 편의성까지 갖추게 되면서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유튜브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커머스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홈쇼핑 업계다. 소비자들의 구매 흐름이 TV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기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CJ온스타일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7.1% 성장했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취급고가 전년 대비 108% 성장한 결과다. CJ온스타일은 이미 2022년 11월부터 국내 최초로 구글과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시너지를 모색해왔다. 이 회사는 ‘매진임박’ 외에도 지난해 10월 선보인 ‘핫딜 셋넷 오픈런’(오픈런) 등 두 개 채널을 운영하며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월 진행한 오픈런과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이 함께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인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숙박권을 판매하며 총 주문액 53억원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홈쇼핑 업체 외에도 11번가가 ‘라이브 11’을 운영하는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영상을 커머스에 활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다이슨·배스킨라빈스 등 개별 브랜드들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했다.

유튜브 쇼핑이 단기간에 안착하면서 다른 미디어 플랫폼들도 잇따라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틱톡은 지난해 말 ‘틱톡샵’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미국, 영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 틱톡샵을 진출시켰다. 틱톡 측은 아직 국내 상륙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 진출이 성사될 경우 틱톡 주 사용자층인 10∼20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유튜브 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라이브커머스 수요를 유튜브에 뺏기며 자체 플랫폼 점유율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매 혜택, 품질 보증, 고객서비스(CS) 등 유통 밸류체인이 부재한 점도 유튜브 커머스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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