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며 연임 도전을 포기한 뒤 처음 진행한 TV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심이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 새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전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오전 CBS 뉴스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진행자와 대담을 나눴다. 지난 7월21일 대선 레이스 하차 결정 후 바이든이 가진 첫 TV 인터뷰인데, 1주일 전 백악관에서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트럼프와의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그가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1942년 11월 태어나 현재 81세인 바이든은 트럼프와 맞붙은 토론에서 맥없는 모습을 보였고 말실수를 거듭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불안케 했다. 결국 이를 계기로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 사이에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바이든의 사퇴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여러 거물들 중에서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태도가 자신의 거취 결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바이든은 털어놨다. 그는 “(바이든은 안 된다는) 펠로시의 말에 진심으로 큰 혼란을 느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의 임기 동안 미국의 일자리가 대폭 증가하고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늘었으며 코로나19 대유행에서도 완전히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민주당의 새 대선 후보인 해리스의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해리스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의 등판 이후 미국 대선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전에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 보였는데 이제 트럼프와 해리스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막상막하를 기록하는 중이다. 일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의 지지율이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바이든은 “만약 트럼프가 대선에 이긴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지켜보라”며 트럼프를 가리켜 “미국 안보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 있다”며 “핵심은 민주주의”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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