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검토
경제계, 에너지 절약 캠페인 나서
전력 위기를 걱정하며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는 ‘저비용·과소비’ 구조다. 적정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전기요금이 전력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사용량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1만637㎾h다. 2000년 5067㎾h보다 5배 증가했다. 2019년 1만39㎾h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9826㎾h으로 줄었다가 2021년, 2022년 각각 1만330㎾h, 1만652㎾h로 다시 늘었다. 다른 나라의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이보다 낮다. 일본 해외전력조사회(JEPIC) 2022년 해외전기사업통계를 보면 영국 4179㎾h, 이탈리아 4759㎾h, 중국 5331㎾h, 러시아 6755㎾h, 일본 7434㎾h 등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에너지 부국인 러시아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쓰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h당 판매단가는 지난해 말 기준 주거용 149.75원, 일반용 162.46원, 산업용 153.71원이다. 평균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주택용은 평균보다 싸고, 일반용과 산업용은 높은 수준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전기요금은 싼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해 8월 자료를 보면 한국 주거부문 요금은 ㎾h당 0.107달러였으나, 영국은 0.379달러, 일본 0.240달러, 미국 0.151달러였다. 산업부문도 한국은 ㎾h당 0.095달러로, 영국(0.229달러)이나 일본(0.147달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0.085달러)은 한국보다 요금이 더 싸다.

이 때문에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은 에너지 과소비를 심화시킨다”고 한 뒤 지속적으로 전기요금 정상화를 언급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4분기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경제계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6개 단체와 롯데그룹은 ‘온도주의(主義)’ 캠페인을 알리며 1도 높이고, 1시간 전 끄고, 1개씩 소등하는 ‘1-1-1’ 실천을 제안했다. 실내 온도는 1도 높인 26도로 유지하고, 업무 종료 1시간 전 냉방을 멈추고,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 조명은 1개라도 끄자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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