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항-TNF 제제(주사제)를 사용했을 때 기존 경구용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인 5-ASA 제제 치료를 중단해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서정국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예병덕 교수, 김선옥 박사)은 7442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약 4.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총 1037명(13.9%)이 항-TNF 제제 복용 시작 후 5-ASA 투약을 중단하였으며 지속군과 비교하였을 때 5-ASA 중단은 입원이나 수술, 스테로이드 사용 등 부정적인 사건의 발생과는 연관이 없는 것을 나타났다.
또 추가적인 연구에서도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로 나누어 각각 분석하였을 때도 5-ASA 지속 여부에 따른 부정적인 사건 발생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연령, 성별, 지병 유무 등 다양한 위험요소들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5-ASA 지속군과 중단군 간 부정적 사건 발생 위험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장의 만성적이고 재발하는 염증으로 인해 장관이 손상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일차적으로 항염증제인 5-ASA 약제(메살라민)가 처방되고, 염증이 심하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기존 약제가 효과가 없을 때는 약제를 한 단계 올려 주사제인 항-TNF 제제와 같은 생물학제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약제를 사용하다가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끊고 치료를 중단할 경우 재발이 빈번하기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며 치료를 중단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치료에서 주사제를 시작한 이후 5-ASA 약제를 끊어도 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였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조건하에서는 5-ASA 약제 투약을 지속하는 것과 끊는 것에 예후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환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약제의 사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 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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