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해역 해수온도 30도 안팎 기록
강독성 해파리 지속 출현… 특보 발령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수산 피해 우려
수과원 “이례적… 기후변화 원인인 듯”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 해역에서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 해역에서 고수온과 해파리, 적조, 산소부족 물덩어리, 냉수대, 저염분수 6개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고수온의 경우 지난달 31일부로 ‘고수온 위기경보 심각Ⅰ’ 단계가 발령됐다. 이달 5일부터 서해 중·남부 연안은 고수온 경보 단계, 충남 가로림만은 고수온 주의보 단계로 각각 상향됐다. 또 동해 전 연안에 대해서는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해수온도의 경우 이달 15일 기준 서해 함평만이 31도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해 연안 30도, 천수만 29.1도를 각각 기록했다. 남해 여자만과 득량만을 비롯해 동해 연안과 제주 연안도 30도 안팎을 기록했다. 특히 서해 연안은 본격적인 폭염으로 수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해 연안은 냉수대 소멸과 발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연안 수온이 급격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강독성의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전국 연안에 지속적으로 출현해 지난달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 전남 해역에 특보가 발령됐다. 통상 1㏊당 20∼40마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올해 중국에서 국내 연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108마리까지 늘었다.
적조현상도 심상치 않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달 9일부로 기존 적조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경계’로 상향했다. 또 전남 동부 남해 앞바다와 득량만 2개 해역에 내려진 예비특보를 적조주의보로 상향하고, 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 및 거제 중부 앞바다에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서해안 천수만에서는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관측돼 수산 양식생물 피해가 우려된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3㎎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의 호흡활동을 방해해 수산피해를 유발한다.
수과원은 이달 5일 수산과학조사선을 이용한 현장관측을 통해 천수만 북부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1.99㎎인 산소부족 물덩어리를 관측했다. 천수만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지난달부터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표층과 저층 사이 성층(수온약층)이 강해지면서 표층과 저층의 해수가 잘 섞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안의 표층 수온이 주변 해역에 비해 8도 안팎으로 낮은 ‘냉수대 주의보’는 동해 중부 연안에 발령된 상태다. 최근에는 제주 남서 방향 인근에서 25psu(실용염분단위로 바닷물 1㎏당 녹아 있는 염분 총량을 g로 나타낸 것) 내외의 저염분수가 나타났다. 평년 여름철 제주 바다 염분농도는 30∼31psu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자연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는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으로 추정된다. 수과원 관계자는 “여름철 자연재해가 올해와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잇달아 나타난 자연재해 사이에 기후변화 영향을 매개로 하는 연결고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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