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격 65주 연속 상승세
매매가보다 전세가 상승폭 더 커
전세가율 53.9%로 20개월來 최고
한강변 일대 갭투자 움직임 보여
가격 계속 오르면 증가할 가능성
전문가 “팬데믹 당시와는 다를 것”
정부,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열기의 촉매 역할을 한 전셋값 상승세가 가라앉질 않으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오름세도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를 웃도는 상황에서 ‘갭투자’를 비롯해 전세를 끼고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실수요자에 더해 갭투자 수요까지 지속해서 가세할 경우 가뜩이나 커진 가격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KB부동산의 7월 월간 주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1월(53.9%)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한국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전셋값이 급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4월 50.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하반기 아파트 전셋값이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가율이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7월(50.9%) 이후 지난달까지 1년째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전세가율 상승세가 1년간 지속한 데는 매매가 상승 폭보다 전세가 상승 폭이 더 큰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 첫째 주 대비 2.42%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지수는 3.44% 올라 매매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문제는 갭투자 확대 가능성이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면 전세보증금을 뺀 나머지 차액만 있으면 돼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높을수록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줄어든다. 여기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외지인의 매수가 많았던 마포나 성동, 광진 등에는 갭투자가 좀 있었다”며 “한강변 일대는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전세를 끼고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전세나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있을 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두는 등의 갭투자에 나서는 심리가 좀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갭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가 계속 유입이 될 때는 가격이 더 오를 만한 환경이 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반복되면서 가격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갭투자가 부동산 활황기 때처럼 급격히 번질 환경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함 랩장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까지 갭투자가 있을 것인가를 봤을 때, 만약 가을 이사철까지도 거래량이 지금처럼 한 달에 7000건씩 나오고 (시장이) 안 꺾인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당시 저금리 상황에서 ‘패닉 바잉’이나 ‘영끌’이 있었던 때만큼의 갭투자 수요 또는 경기 지역 및 전국적인 갭투자 수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집값 안정을 위한 총력대응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날 주택정책 협의회를 공동으로 열고, 서울 37만호 재건축·재개발 가속화를 위해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 용적률을 추가 허용할 경우 공공기여를 해야 하는 임대주택의 비율을 완화할 수 있는 정비사업 보정계수를 다음 달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임대주택 대신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부족한 아파트 공급을 충당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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