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의 2024~2025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의 메이필드 볼룸. 신인 지명 현장에서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1순위 지명권의 향방이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이 각 팀의 전년도 순위 역순(페퍼저축은행 35%, 한국도로공사 30%, IBK기업은행 20%, GS칼텍스 8%, 정관장 4%, 흥국생명 2%, 현대건설 1%)에 따라 확률 배정된 구슬이 돌아가는 추첨 박스의 스톱 버튼을 눌렀고, 나온 구슬은 지난 시즌 6위로 30개의 하늘색 구슬을 배정 받은 도로공사였다.
2순위 지명권 추첨부터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지난 시즌 4위로 8개의 분홍색 구슬을 배정받은 GS칼텍스의 그것이 나온 것. 그리고 3순위 지명권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35개의 빨강색 구슬을 배정받은 페퍼저축은행이 나왔지만, 페퍼저축은행을 이번 1라운드 지명권은 2022~2023시즌에 오지영을 트레이드해오면서 GS칼텍스에 내줬기 때문에 3순위 지명권 역시 GS칼텍스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상당 시간 진통이 시작됐다. 일부 구단에서 2,3순위 추첨 과정에서 전에 나온 구슬을 다시 넣지 않고 그대로 추첨을 진행해 확률이 바뀌었다는 지적이었다. 7개팀 사무국장이 모여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고, 1~3순위 지명권 향방에 따라 서로의 손익이 따르기 때문에 논의를 한참이나 길어졌다.
논의 결과, 구슬 30개를 넣은 도로공사의 1순위 지명권은 확률 상 그럴 수 있으니 그대로 유지하고, GS칼텍스의 2,3순위 지명권(특히 8%로 2순위 지명권이 나온 것)은 확률에 다소 배치되는 결과이니 2순위 지명권 추첨부터 다시 한다는 것.
당연히 GS칼텍스가 이에 반발했고, KBSN스포츠의 네이버 중계 덕에 녹화된 영상을 다시 돌려본 결과 지명권 추첨 이후 나온 구슬을 다시 추첨통에 넣는 장면이 판독됐고, 확률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어 1~3순위 지명권은 그대로 인정됐다.
드래프트는 오후 2시에 시작됐지만, 이러한 진통 과정에만 무려 약 45분가량 소요되어 2시48분쯤부터 4순위 지명권 추첨이 진행됐다.
이미 구슬이 나온 도로공사와 GS칼텍스, 페저축은행의 73개 구슬을 빼고 4순위 지명권 추첨 결과, 단 1개의 노란 구슬만 넣은 현대건설이 4순위, 구슬 2개 넣은 흥국생명이 5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20개의 구슬을 넣어 확률로만 보면 1순위 지명권 획득이 세 번째로 유력했던 IBK기업은행은 6순위까지 밀렸고, 7순위는 정관장이 가져갔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어로는 목포여상 세터 김다은, 전주 근여여고 미들 블로커 최유림, 목표여상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가 꼽혔는데, 이들 ‘빅3’가 나란히 1~3순위에 지명됐다. 세터 이윤정에 대한 의존도가 큰 도로동사는 고교 최대어 세터인 김다은을 품으며 세터진 보강에 성공했고, 지난 비시즌 동안 토종 에이스 강소휘(도로공사)를 비롯해 최은지(흥국생명), 한다혜(페퍼저축은행), 한수지(은퇴) 등 전력 손실이 컸던 GS칼텍스는 최유림과 이주아를 통해 뎁스 보강에 성공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