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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새 총리 누가 되나?”… 무성한 하마평 속 고심하는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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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5 10:16:15 수정 : 2024-09-05 10: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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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이름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여전히 ‘안갯속’
원내 과반 세력 없어 누가 되든 불신임 가능성

프랑스가 7월 하원의원 총선거 이후 2개월이 지나도록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올해 1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임명한 가브리엘 아탈(35) 총리가 새 총리 선임 때까지 ‘임시로’ 국정을 이끌고 있으나 그 시한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10월1일까지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의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승리하며 원내 1당으로 떠오른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은 “엄연히 하원 다수당이 존재하는데도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진영에서 총리 후보자를 물색하려 한다”며 “의회와 헌법을 무시하는 마크롱을 탄핵할 것”이라고 벼르는 중이다.

우파인 자비에 베르트랑 전 프랑스 노동부 장관(왼쪽)과 좌파인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프랑스 총리. 두 사람은 한때 프랑스의 새 총리 후보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지금은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그간 마크롱이 총리 임명을 타진한 후보자만 4명에 이른다. 3명은 우파 공화당 소속 인사들이고 나머지 1명은 좌파 사회당 정치인이다. 가장 먼저 자비에 베르트랑(59)을 들 수 있다. 그는 공화당 소속으로 자크 시라크 대통령 밑에서 보건부 장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밑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그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이라 좌파는 물론 집권 중도당 의원들조차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베르트랑은 한때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자로 부상했으나 곧 명단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공화당 인사로 다비드 리스나르(55) 칸 시장과 미셸 바르니에(73) 전 유럽연합(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리스나르는 중앙 정치 무대에선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고 바르니에는 시라크 대통령 밑에서 외교부 장관, 사르코지 대통령 밑에서 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력 정치인이다. 두 사람 다 총리 후보자로 거명은 됐으나 마크롱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한 사회당 인사로 베르나르 카즈뇌브(61)가 있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밑에서 예산부 장관, 내무부 장관을 거쳐 총리(2016년 12월∼2017년 5월 재임)까지 지낸 정계 거물이다. 마크롱은 좌파가 다수당인 의회 구도를 감안해 카즈뇌브를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직접 면담까지 했다. 하지만 카즈뇌브는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늘린 마크롱의 연금개혁에 반대한다며 자신이 총리가 되면 이를 되돌릴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이에 격분한 마크롱은 바로 총리 후보자 명단에서 카즈뇌브를 지웠다는 후문이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부근 공터에 언론사 취재진이 잔뜩 모여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새 총리로 지명된 인물이 등장하길 기다리고 있으나 총리 내정자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AFP는 “아무리 빨라도 5일까지는 새 총리 내정자 발표가 이뤄지지 않을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마크롱의 고심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지난 7월 총선에서 좌파 NFP가 가장 많은 의석을 얻으며 원내 1당으로 부상했다. 마크롱의 중도 집권당은 2당으로 내려앉았고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3당으로 약진했다. 여당이 선거에서 진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하원 전체 577석의 과반(289석 이상)을 확보한 단일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 헌법상 총리와 그가 이끄는 내각은 하원의 신임 대상이다. 총리 불신임안이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되면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하려면 몇몇 정당이 협상해 연립여당부터 꾸려야 하는데, 프랑스 정치문화는 전통적으로 이 부분이 대단히 취약하다.

 

1당이지만 과반 의석에는 크게 못 미치는 NFP는 앞서 좌파 성향의 파리시 재정국장 루시 카스테트(37)를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고 마크롱에게 임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마크롱은 “의회로부터 불신임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거부하고 중도 및 우파의 다른 정당들과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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