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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된 경영권 분쟁… 영풍·고려아연, 지붕 뚫은 주가

입력 : 2024-09-20 06:00:00 수정 : 2024-09-20 07: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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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공개매수 경쟁 불붙어

영풍·MBK, 주당 66만원 공개매수
고려아연 주가 급등 70만원 넘어
영풍도 이틀 연속 상한가 기록해

영풍측, 지분 44%까지 올릴 계획
고려아연, 7% 수준 더 확보 필요
양측 “반드시 이길 것” 경쟁 예고
향후 주가 변동성 더 커질 가능성

비철금속 제련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관련 종목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훌쩍 뛰어넘었고, 공개매수 주체인 영풍과 1%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대 주주인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공개매수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 대비 6.16% 상승한 70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앞서 제시한 공개매수가(주당 66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영풍 주가도 이날 29.79% 상승해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도달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도 29.97% 상승해 역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MBK는 영풍정밀 지분 최대 43.43%에 대한 공개매수도 추진 중이다.

영풍과 MBK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최소 7%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미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넘었지만, 대량 지분을 가진 기관투자자에게는 충분히 매력 있는 가격이라는 전언이다.

MBK 김광일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공개매수 지분을 보유한 주체의 97.7%는 기관투자자”라며 “장기 투자자인 이들의 고려아연 지분 평균 취득 단가는 45만원 이하로 우리가 제시한 66만원은 51.4%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지분은 우호 주주까지 더해 33.13%다. 여기에 공개매수를 통해 6.98∼14.61%의 지분을 더 확보하고, 영풍정밀이 가진 지분(1.85%)을 사들여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44% 수준까지 지분을 끌어올린다는 게 영풍 측의 계획이다.

현 경영진인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34.28% 수준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공개매수나 장내 매입을 통해 7% 수준의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사태처럼 양측 간 공개매수 경쟁이 불거질 수 있다. 최 회장 역시 영풍정밀에 대한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백기사로 분류되는 현대차와 LG화학 등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고려아연은 이들 회사의 자회사를 맞교환한 바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 측에서 자금을 확보해 지분 경쟁을 이어나가고자 할 경우 가장 적은 자금으로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은 영풍정밀”이라며 “최 회장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 13일 영풍 측의 공개매수 선언 후 처음으로 이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내 공개서한을 통해 “우리는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도 보도자료를 내고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 시도는 명백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며 “(MBK는)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국내 우량기업의 약한 고리를 공격해 경영권을 찬탈한 뒤 다시 이를 비싼 값에 대부분 해외에 넘기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노조도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MBK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했다.


안승진·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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