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운전 방해하고...’ 술 취해 택시기사 폭행한 카이스트 교수

A씨가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서울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60대 대학교수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이제승)은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대학교수 A씨에 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30일 서울 강남에서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하던 중 택시 운전기사 B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어깨를 잡아끄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의 거센 항의에도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택시가 약 30km 구간을 주행하는 동안 운전 방해와 폭행을 이어간 것이다. 결국 B씨는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후 경기도에 위치한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그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지만, 해당 과정에서 경찰관까지 폭행하면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추가됐다. 조사 결과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밝혀졌다. 사건 직후 A씨는 학교에서 직위 해제됐으며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6월24일 진행된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택시기사와 경찰관에게 사과를 전했고 합의 및 공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물의를 일으킨 자기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 사건 이전 피고인이 학계와 교육계에 한평생을 바쳐 성실하게 살아온 점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바랐다.

A씨 역시 “지난 9개월 동안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자괴감으로 하루하루를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고 있다”며 “사건 이후 술을 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사건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하며 살겠다”고 최후 진술했다.

A씨에 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15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