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북부 볼고그다주가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동상을 만드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하에서 ‘스탈린 향수’가 강해지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14일 아사히보도에 따르면 볼고그다주 조지 필리모노프 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스탈린이 (젊은 시절) 유배를 당했던 주도(州都) 볼고그다에 스탈린 동상을 만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스탈린에 대한 평가는) 양면의 해석이 있지만 위대한 업적을 인정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스탈린 동상설치는 독일을 상대로 한 전쟁 승전 80주년을 맞는 내년에 맞춰 계획된 것으로 러시아 공산당이 필리모노프 지사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스탈린을 기리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시베리아 노보쿠즈네츠크시 시장이 스탈린 기념비를 세울 구상을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프스코프주에서 높이 8m의 동상이 세워졌다.
스탈린은 대숙청 등 여러가지의 정치적 탄압을 통해 3000만 명 정도를 죄없이 체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 내에서 스탈린 추모는 거센 반발을 초래하기도 한다. 2021년 2월 오그니라는 소도시에 스탈린 흉상이 세워졌다 나흘 만에 철거한 일이 있었다. 지역 공산당 지부가 주도해 설치했으나 비난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었다.
아사히는 러시아의 스탈린 추모가 “특히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 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하고 미국, 유럽 등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된 푸틴 정권 아래서 활발히 진행됐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영자지 모스크바타임즈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100개 이상의 스탈린 기념비가 있는데 이 중 옛 소련 시절 세워진 것은 9%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푸틴 정권 시대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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