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에서 300명 넘게 실업급여 신청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사직한 전공의들이 빠르게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련 받던 상급종합병원으로 돌아간 전공의는 여전히 극소수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사직전공의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163명 중 4111명(44.9%)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의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9일 기준 사직 레지던트 9016명 중 3114명(34.5%)이 재취업했는데 한 달 사이 재취업자가 1000명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대표적인 전공의 수련병원인 상급종합병원에 취업한 비율은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재취업자의 1.7%(72명)에 불과했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에 취업한 경우는 648명(15.8%)이었다. 이를 포함해 전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취업한 사직 레지던트는 1770명으로 전체 재취업자의 43.0%였다. 이 중 301명은 요양병원에, 43명은 한방병원, 1명은 치과병원에 취업했다. 한 달 전에는 236명이 요양병원에, 29명이 한방병원에 취업한 상태였다.
사직 레지던트 중 절반이 넘는 2341명(56.9%)은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근무 중이었다. 의원에서 이들이 진료하는 과목을 보면 일반의가 808명(34.5%)으로 가장 많았다. 내과 457명, 정형외과 199명, 이비인후과 193명, 피부과 168명, 안과 164명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흉부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의 사직률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필수의료에서 이른바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으로 불리는 비필수 분야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공의 이탈에 전국 221개 수련병원에서 실업급여 신청도 올해 급증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2월19일 이후 8월까지 221개 수련병원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해 수급 자격을 인정받은 의사는 총 3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0명) 대비 3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다만,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직종 분류상 ‘의사’인 자로 전공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또 빅5(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중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의 전공의들 경우 사학연금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이들은 애초 실업급여 대상에서 빠진다.
시기별 실업급여 인정 인원은 △3월 91명 △4월 53명 △5월 11명 △6월 10명 △7월 24명 △8월 139명으로 나타났다. 수련 계약이 만료되는 3월 시점과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이후 실업급여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11개 수련병원에서 출근한 전공의는 22일 기준 임용 대상자 1만3531명 중 1175명(8.7%)에 불과하다. 레지던트는 1만463명 중 1072명(10.3%), 인턴은 3068명 중 103명(3.4%)만이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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