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필요한 수준 핵 능력 유지” 강조
러시아가 29일(현지시간) 육·해·공 3대 핵전력을 모두 동원한 새 전략핵 훈련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극동 캄차카 반도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고, 잠수함 2척은 바렌츠해와 오호츠크해에서 시네바·불라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핵무기를 탑재한 투폴레프(Tu)-95 전략 폭격기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적의 핵 선제공격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대규모 핵 공격을 연습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레믈궁에서 화상으로 훈련을 참관하며 ‘핵 억제력 강화’ 방침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 새로운 외부 위협의 출현을 고려하면 현대적이고 항상 전투에 대비할 수 있는 (핵) 전략군을 보유해야 한다”며 “우리는 육·해·공 핵전력이 국가 안보를 보장하며, 전략적 억제 과제를 해결하고 힘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할 거란 관측이 나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전력 강화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군비 경쟁에 휘말릴 생각이 없다”면서도 “필요한 수준으로 핵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장관도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군이 발사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고정·이동식 기반 미사일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의 군사훈련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들 차원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아직 여분이 있는 전투력을 외부에 과시하려는 속셈도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일방적 계획 발표 내용에 대해선 평가를 삼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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