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으로 3중 추돌사고를 낸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도주한 20대 2명이 법원에서 실형과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경찰에게 붙잡히자, 음주 측정을 거부하며 소주를 얼굴에 들이붓기까지 했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태우 판사는 30일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증거인멸, 무면허운전, 음주 측정 거부,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씨는 지난 2022년 12월 무면허 상태로 부산 시내에서 외제차를 운전하다가 3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탑승한 3명이 다쳤다.
A씨가 무면허 상태라는 걸 안 동승자 B씨는 서로 자리를 바꿔 앉고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났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약 500m가량 도주했으나, 뺑소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엄마와 통화하겠다”며 시간을 끌었다. 그 사이 A씨에게 소주 2병을 사 오게 해 그중 1병을 얼굴에 들이붓는 방법으로 경찰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를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한 B씨에 대해 “보험사기 누범기간 중 범행했는데 음주 측정 거부, 증거인멸 교사, 범인도피 모두 수사와 재판 방해 행위에 해당하고, 특히 증거인멸 교사 부분은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A씨에 대해서는 “도주치상 죄책이 중하고 경찰관 제지에도 B씨 입에 소주를 들이부으려 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며 “과거 교통 범죄로 3차례 처벌받고 최근 집행유예 전과도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나 피해 변상과 용서를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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