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정보기술(IT)주로 주목받았던 카카오 주가가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젠 거의 회생 불가 수준이라는 말도 들린다. 한때 17만3000원(2021년 6월30일 장중)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 주식은 현재 3만6000원대로 날개 없는 추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지만 증권사들은 이 회사 주가 전망을 꾸준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8일 카카오가 자회사의 부진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9214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인 1260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콘텐츠 자회사들은 대부분 거래액 하락이나 신작 흥행 실패가 지속됐다”며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이는 등 통제 기조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회사 비용을 줄이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을 위한 신규 콘텐츠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웹툰, 게임, 엔터, 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들이 부진한데, 콘텐츠 업황이 부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성장 둔화를 보이는 것은 콘텐츠 경쟁력이 부재한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공개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앱) ‘카나나’에 대해서도 “이미 시장에 나온 앱들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향후 경쟁력과 활용도 면에서 의문이 존재해 추후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규 트래픽을 일으킬 수 있는 AI 앱 또는 신규 콘텐츠가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카카오 주가에 대해 “외형 성장이 재개되지 않으면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자회사의 구조조정 또는 사업성 회복이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의견 ‘단기매수’(Trading Buy)는 종전대로 유지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에 대해 성장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며 목표주가를 5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내렸다. 과거 주가 상승을 견인해 온 사업 확장 전략이 작동하기 어려워진 환경인 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에 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투증권은 카카오가 게임과 웹툰, 미디어 등 콘텐츠 사업부가 전반적으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NH투자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5만1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키움증권은 5만6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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