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밀착 얻는 것 많은 김정은
트럼프 정상외교 시도한다 해도
우크라 종전 뒤에야 대화할 것
대외정책 1기 때보다 강경할 전망
‘주한미군 주둔’ 협상카드 될 수도
대중 압박 강화해 ‘디커플링’ 추구
韓, 반도체·조선 윈윈 협력 강구를”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앨런 김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외교를 시도할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뒤에라야 대화에 나설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대외정책은 1기보다 더 강경할 것이며, 한국에 대해선 방위비 분담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협정에 대해서도 재협상 카드를 갖고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과 정상외교를 시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김 위원장이 그에 상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북·러 밀착이 진행되기 전인 트럼프 1기와 다르게 “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북·러 밀착을 통해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를 봉쇄했고, 러시아로부터 얻는 많은 것들이 있기에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전 종전이 북·러 밀착에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트럼프 당선인과 대외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추후 열릴 수도 있는 북·미정상회담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가 열릴 때까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미 조야에서 언급되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북한과의 핵군축 협상 가능성과 트럼프 당선인의 북핵 용인, 이에 따르는 한반도 전체의 핵무장화 가능성에 대해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충성파 내각과 공화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2기에서는 1기에서 이루지 못했던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좀 더 강력한 행정력을 갖고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3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비춰봤을 때 레거시(유산)를 만드는 데 신경을 쓸 것이기에 주요 외교정책에서 좀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뿐 아니라 한·미 FTA 등 통상 협상에 대해서도 재협상 카드를 갖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한·미 FTA 재협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새 협정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라는 결과를 가져왔기에 불공정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된 문제는 “한국 정부에 대한 강한 (협상) 지렛대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실제 철수를 원한다기보다는 ‘협상용’이라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의 (가장 큰) 대외정책목표는 중국”이라며 “더욱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안보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의 디리스킹을 추구했다면, 트럼프 2기는 디커플링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완벽한 고립 정책보다는 동맹국에 대해 역할 분담을 더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의 우선주의 회귀는 불가피하게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을 만들 것이고, 미국의 리더십을 당분간 크게 흔들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 등의 나라들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공급망, 반도체, 조선업 등에서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미국의 요구를 적절히 상쇄시키고,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부분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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