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미국, 일본 외교 수장과 각각 만나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따른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가기로 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국가정보원과 미국 국무부 모두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했다고 공식화한 다음 열린 회담이다.
양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우려했다. 특히 북한군 파병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의 대북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함께 협력해 대응키로 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양국 외교 수장이 처음 대면하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는 굳건하며 그간의 한·미간 주요 협력 성과가 차기 행정부로 잘 인계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 한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이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도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와야 대신의 취임 이후 첫 만남이다.
양 장관은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에 인식을 같이 하며, 러북 군사협력과 북한·북핵 문제에 한·일,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하자고 확인했다.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둔 한·일은 양국에 설치한 태스크포스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양국의 현안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관리하며 관계 도약을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추진 중인 조선인 노동자 추도식 협의 난항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페루에서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15일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내년 APEC 의장국 정상으로서 연설하는 윤 대통령은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리마에서 3박4일간 APEC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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