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8만8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반등세를 보이며 9만1000달러를 돌파했다. 한화 기준 1억3000만원에 육박한 것이다.
16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비트코인(BTC) 1개당 가격은 1억 2730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2.87%(355만원) 상승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를 타며 1억원 대 중반을 유지한 결과다.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9만1100달러를 넘어서며, 주요 암호화폐 시장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최근의 시장 분위기와 주요 경제적 변수들이 맞물려 발생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으로 사상 처음 9만3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낙폭을 키웠다.
특히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였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도 8만8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과 매수세…반등 요인으로 작용한 듯
가상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암호화폐 산업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매수세가 다시 몰리며 비트코인은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0.31% 하락한 3093달러에 거래됐으며, 솔라나는 2.06% 오른 219달러를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3.69% 내린 0.37달러를 기록했으나, 리플은 10.4% 급등하며 0.88달러로 시총 상위권 코인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고래 움직임…휴면 지갑 활성화
한편, 가격 상승과 함께 오랜 기간 활동이 없던 비트코인 지갑이 활성화되는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다.
최근 한 비트코인 고래(대량 보유자)가 약 2000개의 비트코인을 휴면 상태였던 지갑에서 코인베이스로 이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고래는 2010년 비트코인을 처음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0.06달러(약 83원)에 불과했다.
현재 시세인 9만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해당 비트코인의 가치는 15만 배 이상 상승해 약 1800억 원에 달한다.
코인데스크는 "일반적으로 거래소로 코인이 유입되면 매각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최근 시장 전반의 가격 급등이 과거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을 다시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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