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후 가야무덤인 ‘고촌리 고분군’의 3차 발굴조사 성과가 공개된다. 부산시립박물관은 18일 오후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 조사 현장 공개 설명회’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고촌리 고분군은 운봉산(해발 258.5m)의 동쪽 끝 실로암공원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고촌 신도시 사이에 있는 구릉에 위치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부산 동래고교 향토반 학생들이 이 주변에서 유물을 채집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여러 차례 지표조사를 통해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연속적으로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부산시립박물관은 2021년 정식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400년 전후 가야고분군의 존재를 확인했고,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유적들이 새로 발굴됐다. 낙동강 유역에 집중됐던 5세기 초 금관가야 세력이 부산의 가장 동쪽인 기장군까지 미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성과를 얻은 것이다.
이번 3차 발굴조사에선 500㎡ 크기의 조사구역 안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밀집해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덧널무덤(목곽묘) 13기와 돌덧널무덤(석곽묘) 9기, 소형 돌덧널무덤 9기, 독무덤(옹관묘) 3기, 움무덤(토광묘) 1기 등 35기의 무덤을 발견했다.
무덤 축조과정에서 이뤄진 다양한 장례 흔적도 찾아냈다. 무덤 내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다리 부분을 제거하거나 잔 손잡이를 깨뜨려 무덤에 함께 묻는 ‘훼기행위’를 확인했다. 소형 돌덧널무덤에선 내부 벽면을 붉게 칠한 흔적을 발견했다.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벽사’의 흔적으로, 죽은 자의 유해와 영혼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장은 “이번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가야 사회가 지녔던 제사관념 연구의 중요한 자료를 획득했다”면서 “고촌리 집단이 대규모 무덤군을 축조할 수 있는 강소세력이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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