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남여공학 반대 행동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 대해 총학생회 측은 “학교의 비민주적 태도에 분노한 학생들의 불안감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피해금액만 무려 54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폭력 시위에 불안감이란 말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남성을 향한 혐오와 비난 등이 더해져 이들의 주장에 의문이 들게한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교가 이미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을 꾸려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진행했고 교무회의 안건 상정까지 이뤄졌다”며 “학교 측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학생들이 이렇게 공학 전환을 강하게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여성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훼손 우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교육권 증진이라는 설립 이념에 반하는 개편을 시행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측은 여러 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11월 11일에 약속된 면담에서조차 학교 관계자들이 불참하며 회피했다”며 “학교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우리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묵살당하면서 학생들의 분노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시위 방식에 대해선 학교 탓으로 돌렸다. 최 회장은 “기존에는 필리버스터나 피켓 시위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학교의 비민주적 태도와 지속된 소통 거부가 학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이런 행동까지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지난 15일 이러한 시위로 발생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 원에 달한다고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학교가 학생회에 3억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라며 “구체적 근거 없이 과도한 금액을 제시하며 학생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총학생회는 오는 20일 전체 학생 투표를 통해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에 학생들의 ‘공학 반대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학 측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15일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지성인으로서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는 대학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 중인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동덕여대는 홈페이지에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피해 추정액은 최소 24억4000여만원에서 최대 54억4000여만원이다.
대학 측은 “이 피해 금액은 추정액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순 없어 외부 업체를 통해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취업박람회 자재 손상경비 7586만원 △취업박람회 10개 참여업체 피해보상 2억5851만원 △건물 보수 및 청소 비용 20억~50억원 △입시 추가 경비 1억200만원 등이다.
동덕여대는 이날 올린 추가 공지를 통해 “이런 상황으로 피해 보는 학생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대학 당국은 학내 질서 회복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많은 피해가 속출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구제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혹시 신변 보호가 필요하거나 학습권 침해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피해 사례를 접수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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