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국정 혼란 여파로 시장에서 주택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 주택시장의 공급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가구 공공주택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는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본부에서 주택공급 공공기관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초 4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 간담회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취소된 뒤 이날 열렸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대외 불확실성 등 찬바람으로 민간이 움츠릴수록 공공이 더욱 뜨거운 빛을 내리쬐어 민생경제에 훈풍이 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국토부는 내년도 공공주택 공급 계획으로 건설형 공공주택 인허가 14만가구, 매입임대주택 6만7000가구, 전세임대 4만5000가구 등 25만2000가구를 제시했다. 아울러 건설형 공공주택 7만가구 이상 착공도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 상황을 조속히 개선하기 위해 계획 물량의 20% 이상은 내년 상반기 내에 인허가 승인 신청 또는 착공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LH는 내년에 공공주택 총 6만가구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1만가구 더 늘어난 물량이다. LH는 내년 상반기에 1만2000가구를 착공하고 하반기에 4만8000가구를 착공하는 등 분기별로 물량을 분산해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연이어 ‘차질 없는 주택공급’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9일에는 박 장관이 실·국장 회의와 산하 공공기관장 회의를 잇따라 열고 주택공급 및 1기 신도시 재정비 등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10일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과 진현환 국토부 1차관 공동 주재로 ‘제10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관계 부처의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시장에선 정상적인 주택공급망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날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발표 자료에서 “현재와 같은 아파트 공급 감소 추세가 지속한다면 집값 폭등의 에너지가 계속 비축돼 앞으로 지속적인 금리 하락과 경기 회복 및 정국 안정 시 다시 폭등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의 조기 분양과 주택대출부문 정상화를 통해 정상적인 주택공급망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대출 규제 강화와 내수경기 위축 등으로 전월 대비 13.3포인트 하락한 75.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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