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날 생애 가장 많은 축하 받아
조금씩 실감… 美서 최선 다할 것”
이제 당당한 ‘메이저리거’가 된 김혜성(사진)이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익숙함’이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꾸던 김혜성은 이제 다저스의 내야수로 다저스타디움에 오르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한 김혜성은 8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내야수로 거듭났고, 이번 겨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3년 보장 1250만달러(약 184억원), 3+2년 최대 2200만달러(324억원)의 계약 조건을 제시한 다저스와 계약했다.
키움은 7일 구단 유튜브를 통해 김혜성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잖아요”라고 웃으며 “박찬호 선배님부터 류현진 선배님까지, 다저스에서 뛰는 모습을 방송에서 많이 봤다. 상대적으로 잘 아는 구단이기도 하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기도 해서 다저스 쪽에 더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첫 번째 한국인 빅리거 류현진이 처음 뛴 구단이 다저스였다.
현재 다저스에는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뛰고 있다. 김혜성은 오타니와 같은 에이전시(CAA) 소속이다. 김혜성은 “포스팅을 신청하기 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CAA가 마련한 훈련장을 썼는데, 그곳에 오타니가 있었다. 인사할 기회가 있어서 오타니에게 ‘이틀 뒤에 포스팅을 신청한다’고 했고, 오타니가 ‘응원한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다저스의 김혜성 영입이 확정되자 오타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김혜성의 사진을 올리고 한글로 ‘환영합니다 친구야’라고 쓰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혜성은 조금씩 다저스 선수가 됐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그는 “계약한 날(4일)에는 2시간 정도만 잤다. 오전 4시까지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하니 잠을 못 잤고, 5시 반에 잠들어 2시간 만에 깼다. 살면서 가장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계약 당일을 떠올렸다. 이어 “곧 미국으로 건너가야 하니까, 조금씩 실감이 난다”며 “팬들이 응원해주셨기에, 키움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응원해주시는 걸 마음에 새겨,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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