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중 유일한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에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 협의회장이 회원 60%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다. 지난해 11월 막말, 불통 등의 이유로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당한 임현택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27년 4월 말까지 의협을 이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직후인 지난해 2월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공의 사직서 제출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강경파 인사다. 그래서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그제 당선 소감에서 “과연 2025학년도 교육이 가능한가부터 정부가 마스터 플랜을 내야 한다”며 “그 플랜을 봐야 우리가 2026년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에는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의대 증원 등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 및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언제까지 정부의 발목을 잡을 건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김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전공의·의대생 단체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이 사태의 가장 주축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어떻게든 (그들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의정 갈등의 최전선에 섰던 전공의·의대생들의 입김이 커져 정부와 대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대생들은 이번 학기에도 복학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의료 현장에선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11개월째 의료 공백에다 최근에는 독감 환자까지 급증해 환자·국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조속히 의정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회장도 “현재 정책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지금은 계엄 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국이니만큼 일방적으로 정부의 태도 변화만 고집해선 안 된다. 의료계도 의대 증원 백지화 같은 비현실적인 주장을 접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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