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보다 11%↓… 일반분양 6523가구
2024년 1순위 평균 경쟁률 102대 1 ‘역대급’
최근 대출 규제·정치 불확실성에 관망세
정비사업 물량도 80%… 공급 차질 가능성
건설사들 1월에 1000여가구 출격 대기
분상제 적용 방배동 ‘원페를라’ 관심 집중
새해 분양시장이 문을 연 가운데 올해 서울에서 2만2000여가구의 민간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수준으로, 전체 10가구 중 8가구가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물량으로 구성됐다. 이달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강남권 분양가상한제(분상제) 단지가 분양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12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는 민간 아파트 29개 단지, 총 2만2620가구(임대 포함)가 분양을 계획 중이다.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6523가구다.
총가구 수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1.3%, 일반분양분 기준으로는 33.8% 줄었다. 다만 아직 연간 분양예정 사업을 확정 짓지 못한 경우 등도 있어 실제 분양 물량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부동산인포 분석 결과 올해 서울 분양 계획 물량 중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20개 단지, 1만7859가구(일반분양 5454가구)로 집계됐다. 정비사업 물량이 전체의 79%(일반분양 기준 83.6%)에 달하는 셈이다.
◆서울 청약 열기 올해도 이어질까
우선 시장의 관심은 올해도 서울 아파트 청약 열기가 계속 이어질지로 모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2.37대 1로, 2021년(163.84대 1)에 이어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향후 공급 부족 우려 및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 속 분상제를 적용받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시세차익 기대감도 나타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열기를 뿜던 청약시장은 최근 대출 규제 및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로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자 함께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2주 연속 보합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서울 분양시장도 당분간 관망세 영향을 받겠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처럼 세 자릿수 경쟁률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도 서울 분양시장은 타 지역과 비교해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자들의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도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89.5로 집계된 반면 경기(83.3→67.6)는 15.7포인트, 인천(77.4→73.3)은 4.1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지수는 전월 대비 10.6포인트 떨어진 71.4다. 이 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분양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그 반대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올해 공급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예정된 분양 단지 중에서도 정비사업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정비사업지 특성상 공사비·사업비 갈등 등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어 공급 지연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정국 혼란 마무리, 대출 금리 하락 여부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분상제 적용 ‘방배 원페를라’ 출격
건설사들이 적절한 공급 시점을 두고 저울질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서울에서는 1개 단지, 1000여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 3940가구(지난달 말 집계 기준, 총가구 수 30가구 미만 및 임대아파트 단지 제외) 가운데 27.8%인 1097가구가 서울 물량이다.
직방은 “부동산시장이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 등 정치·경제적 불안정이라는 짙은 안개에 가려진 가운데 건설사들은 2025년 마수걸이 사업장에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의 포문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짓는 ‘래미안 원페를라’가 열 예정이다. 이달 분양에 나서는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동, 총 1097가구 규모로, 이 중 482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분상제가 적용되는 단지로 시세 대비 저렴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청약 단지를 선정하는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분상제 단지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추거나 전매 제한 등이 없어 환금성이 용이한 단지, 그리고 입지의 희소가치 등에 따라 수요 쏠림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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