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항공 사고기종 점검서 정비 지연·결함 미해소 등 적발
정부가 국내 국적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가운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와 같은 기종을 점검한 결과 규정 위반 사례가 나왔다. 위반 사례에는 항공기 부품인 필터 교체를 일부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기종인 ‘보잉 737-800’(B737-800) 특별점검에서 규정 위반 사례가 일부 적발됐다고 13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6개 국적 항공사가 보유한 B737-800 101대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국토부는 이날 “랜딩기어, 엔진 등 주요 계통별 정비 이력, 정비 절차 준수와 운항정비 기록 상태 등을 점검한 결과 전반적으로 규정을 준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일부 항공사에서 규정 위반 사례가 확인돼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정 위반 사례에는 정비 미비도 있었다. 원래 유압 계통 전기모터 펌프 과열 표시등이 켜지면 4개 종류의 필터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1개 필터만 교체한 것이었다.
탑승 사인이 나오기 전에 승객 탑승이 시작된 경우도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기장은 정비사 등으로부터 점검 완료와 이상 유무를 보고받은 뒤에 승객 탑승을 개시해야 한다. 또 국제선은 첫 출발 항공편의 출발시각으로부터 48시간 안에 ‘비행 전·후 점검’을 해야 하지만, 일부 항공사는 2시간여 늦게 점검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관련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국토부는 엔진이 두 개 이상 정지할 때를 대비한 훈련을 훈련 교범에 반영해 정례화하고 조류 충돌 대응 절차를 비행 전 브리핑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항공기 가동률 산출기준을 통일하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항공기 이용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자 11개 국적사의 안전 체계 전반과 전국 15개 공항의 활주로 및 터미널 등 주요시설에 대한 합동 점검을 이달 말까지 실시한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국민께서 안심하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즉시 조치할 수 있는 사항들은 조속히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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