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슈퍼챗 금액 2만원 넘고, 동시 시청자 수 40여만명
비상계엄 사태 이후 슈퍼챗 ‘껑충’… 자극적 소재와 제목
NYT “음모론 내보내며 정치적 양극화 강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독 호황을 누린 이들 있다. 바로 정치 유튜버들이다.
14일 유튜브 순위 집계 서비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채널 가운데 지난해 12월 한 달간 슈퍼챗 수입이 가장 많았던 채널 대부분이 정치 관련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채널은 윤석열 대통령 관저 집회 생중계 등 비상계엄과 관련한 영상을 주로 게시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정치적 혼란 상황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가장 많은 슈퍼챗 수익을 올린 채널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으로, 수익이 약 1억5167만원에 달했다.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197만명가량으로 한국 채널 중 573위였지만, 생방송 시청자 수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평균 동시 시청자 수는 14만8000여명,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40만8100여명에 달했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가 그 뒤를 이었는데, 수익은 약 1억2711만원이었다. 이들 채널은 각각 유료 멤버십 제도와 후원 계좌를 운영하고 있어 실제 총 수익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채널의 지난달 ‘슈퍼챗 개수 대비 수익’은 전 세계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았다. 이들은 전 세계 슈퍼챗 순위에선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지만, 총 수익을 슈퍼챗 개수로 나눈 평균 슈퍼챗 금액은 ‘신의한수’가 1위(약 2만5000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 2위(약 2만1000원)였다. 지난달 유튜브에서 슈퍼챗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채널의 평균 슈퍼챗 금액은 8000원 수준에 그쳤다.
슈퍼챗 수입이 높았던 일부 유튜브 채널은 비상계엄 사태로 심화한 정치적 양극화 상황을 이용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신의한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생중계하고, 영상에 ‘남태령 폭도들 잡으러 간다’ ‘최후의 결전 공수처 물리쳤다’ ‘윤석열 우리가 지킨다 애국세력 민노총 대충돌!’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이 두 채널 외에도 지난달 슈퍼챗 수익 순위 10위 내에 든 국내 채널 가운데 정치와 관련 없는 채널은 ‘먹방’ 채널과 가상화폐 관련 채널, 2곳뿐이었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과 ‘신의한수’의 슈퍼챗 수익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과도 비교된다. 지난해 11월 ‘신의한수’의 월간 슈퍼챗 수익은 약 5957만원으로 전 세계 11위 수준이었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약 1390만원으로 전 세계 10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12월 두 채널은 전세계 슈퍼챗 순위에서 각각 4위(뉴스공장)와 5위(신의한수)를 기록했다.
외신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부 우파 표방 유튜버들의 ‘온라인 선동’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옹호자는 깃발을 흔드는 지지자들과 미국과 동맹 증진을 위한 옹호자로 그를 미화하는 우파 유튜버들”이라며 “(유튜버들이) 음모론을 내보내며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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