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직전 주변에 “공수처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1/15/20250115511481.jpg)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로 들어간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조선일보에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수사, 체포영장 집행은 불법이고 부당하다. 내가 거기에 무릎 꿇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우리 경찰들도 청년이고, 경호처(직원들)도 청년인데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있으니 그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내가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직전에 한남동 관저 앞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관저 안으로 들어와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1/15/20250115511478.jpg)
권 의원과 윤상현, 박충권, 이상휘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 들어가 체포를 앞둔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석을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 위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돼서 내려오실 것"이라며 잠을 못 주무셔서 굉장히 피곤해보였다"고 말했다.
권 의원과 함께 관저에 진입했던 박충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셀 수도 없는 공권력이 투입되고 헌정사 초유의 무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역사는 오늘 대한민국 치욕의 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직전 대국민 메시지를 남겼다.
![](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1/15/20250115511379.jpg)
윤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유혈사태를 막고자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저를 응원하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거에 대해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