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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尹 체포 협조… 경호처 돌아선 배경은

, 이슈팀

입력 : 2025-01-15 15:23:21 수정 : 2025-01-15 15: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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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실상 대통령경호처의 소극적 협조가 있었다.  

 

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본(공조수사본부)의 ‘체포 작전’은 이날 오전 3시20분쯤부터 경찰이 배치되며 시작됐다. 공조본은 오전 5시10분 대통령경호처에 영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집행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에게 가로막혔지만 오전 7시33분 1차 저지선을 돌파했다. 7시48분 2차 저지선인 차벽을 우회해 철문과 차벽이 쳐진 3차 저지선 앞에 다다랐다. 8시7분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관저 내부로 들어가 영장 집행과 관련한 협상이 시작됐고, 10시33분 윤 대통령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시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차량 등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적극적인 저지는 없었다. 공수처와 실무 협의를 담당하는 소수 경호처 인력만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경호관은 관저 내 대기동에 있거나, 휴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내 강경파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지휘부가 영장 집행 저지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경호관들 대부분은 이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때 공조본에 격렬히 저항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컸다. 당시 경호처 요원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는 스크럼(인간 방어벽)을 짜고 수사관들의 진입을 온몸으로 막아섰다.

 

이후 공조본은 경호처와 국방부에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저지하는 직원들은 현행범 체포한 뒤 경찰서로 분산 호송해 조사한다고 엄포를 놨다. 한편으로 영장 집행에 협조하는 직원은 선처하겠다고 유화책을 펴며 경호처의 힘을 분산시켰다.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경호처는 표면적으로 강성지도부들이 장악하고 있는 건 맞지만, 수면 아래로 부장급, 과장급에서는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는 제보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들어온 제보로는 ‘장비를 들라고 하면 들지 말자’, ‘비무장으로 (대응)하자’, ‘스크럼 짜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는 오늘 휴가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호처에는 노무현 대통령 때 있던 분도 계시고, 문재인 대통령 때 경호하시던 분들이 꽤 많은데, 그분들 중에 굉장히 국가관이 투철한 분도 있다“며 “여러 가지 얘기를 전해 들었는데, 이번에는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는다는 게 대개 통설이었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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