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발전소 배관 파열 1명 추락사
현대차 공장선 변전소 점검 중 화상
조선소 내 충돌사고 1명 또 숨져
몇 달간 익사·질식사 등 비극 계속
노동계, 엄정 수사·처벌 촉구 나서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울산지역에서 일선 근로자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3분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가스복합발전소인 울산GPS에서 배관이 파열되며 고압의 공업용수가 분출됐다. 이 사고로 경동이앤에스(ENS) 하청업체 소속 40대 근로자가 2m 정도 높이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경동ENS 소속의 다른 40대 근로자는 경상을 입었다. 경동ENS는 직원 100여명 규모의 산업생산시설 건설공사 전문 업체다. 경찰은 현장의 안전조치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쯤엔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변전소 설비 점검을 하던 직원 A씨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현대차 아반떼 등을 생산하는 일부 생산라인이 멈췄다. A씨는 변전소 내부 기계장치를 점검하던 중 불꽃이 튀는 사고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간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에서는 트레일러와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직원 B씨가 사망했다. 노조 측은 이 사고를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규정했다.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에서 20대 잠수부가 선박 하부 검사를 위해 입수 작업을 하던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잠수부는 입수 4시간이 지나서야 수중 드론에 의해 발견됐다. 유족 측은 “원청 안전관리자는 자리를 비웠고, 하청 안전관리자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족과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전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와 법인, 하청업체 대표와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울산해경도 이들이 잠수작업에 대한 안전조치를 했는지, 안전장비를 제대로 지급했는지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테스트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1변전소 내 폭발 사고로 근로자 2명이 화상을 입었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같은 해 10월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 추락 사망사고, 동서석유화학 이산화탄소 누출 사망사고, HD현대중공업 2도크 내 배관공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각 기업은 안전보건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중대재해를 통해 드러난 안전보건 현실은 부끄럽고 심각하다”면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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