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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43일 만에…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 [尹대통령 체포]

입력 : 2025-01-15 17:41:42 수정 : 2025-01-15 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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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 발생 43일 만에 사법처리
공수처·경찰 2차 영장집행 신병 확보
경호처 저항 없이 6시간23분 만에 마쳐
尹 “유혈사태 막으려 불법이지만 응해”
17일 오전 10시33분 전 구속영장 청구

‘12·3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됐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체포시한인 48시간(17일 오전 10시33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 들어서는 尹 현직으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난 지 4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마친 뒤 구금될 장소는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다. 과천=남정탁 기자

공수처는 15일 오전 10시3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경찰과 함께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곧장 윤 대통령을 정부과천청사 5동 3층에 마련된 공수처 영상조사실로 이송해 오전 11시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에서 6시간23분 만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면서 3일 1차 집행 때와는 달리 경호처 요원들의 저항에 맞닥뜨리지 않았다. 경호처는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경찰에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협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선 15일 관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제하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앞서 3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윤 대통령은 이날 체포 직후인 오전 10시46분 대통령실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내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제가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리 녹화된 2분48초 분량의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서 대부분 질문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다. 공수처 조서 열람과 날인도 거부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자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조사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계엄 사태를 둘러싼 사실관계가 이미 상당수 드러났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진술거부권 행사가 수사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홍범도 장군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가제)' 제작 발표회에 참석하며 인사말 하고 있다. 뉴스1

오후 9시40분쯤까지 이어진 조사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은 구금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16일 오전 다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혼란한 상황이 일단락된 만큼 국정안정과 민생 회복에 역량을 모아야겠다”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는 언행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날 조사 마친 尹, 서울구치소 호송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직으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난 지 43일 만이다. 과천=뉴시스

여야는 각각 총회를 소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비상총회 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제 신속하게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불미스러운 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적 체포영장 집행임에도 큰 결단을 내렸다”며 “대통령이 체포됐다고 해서 불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현우·이예림·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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