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8일 만에 10만달러선을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지난 14일 9만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치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자 다시 한 번 반등했다.
16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10분쯤 10만281달러에 거래되며 1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오전 5시25분쯤 10만625달러를 찍은 뒤 다시 10만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8일 만이다.
비트코인의 반등은 전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때문이다. 앞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9만5000달러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이날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소식에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소비자물가 근원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및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0.1%포인트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고용지표도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월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금리 인하를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커졌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경우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게 된다. 하지만 PPI에 이어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서 물가 불안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미 경제 매체 CNBC방송은 “12월 소비자물가 근원 지수가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 전날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서 또 한 번 밝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완화하고 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비트코인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전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개월간 이어진 양측의 무력 충돌을 일단 멈추고 가자지구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상화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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