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관리자 이름으로 등록…‘신의 가호’ 표현 지적에 글 수정

윤석열 대통령 모교 충암고등학교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윤 대통령 평가가 내려질 거라는 취지 글이 최근 올라왔다.
총관리자 이름의 게시자는 지난 18일 “‘충암의 아들’ 윤석열 동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은 윤 대통령의 서울서부지법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있던 날로, 글은 영장심사가 이뤄지기 전인 오전 9시27분쯤 등록됐다.
게시자는 글에서 “현직 대통령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내란죄 혐의로 구속된 우리 윤석열 동문을 오늘의 충암 포커스인으로 올려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못난 대통령이 됐든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희생양이 됐든 202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그에 대한 평가는 훗날 역사가에 의해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이 학교 재학생들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학교 측은 ‘복장 임시 자율화’ 조치를 했고, 학생·교직원 안전을 위해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 게시자는 이를 언급하듯 “우리 모교가 대통령을 배출한 수도권 최초의 인문고라는 자랑스러운 명예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도 “그가 지워질 수 없는 우리 충암인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정국의 조속한 안정을 기원하는 말로 글은 끝났지만, 현재는 보이지 않는 ‘신의 가호’라는 표현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밉든 곱든 충암인이기에 그의 앞날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동문의 뜻을 모아 바란다’던 대목이 있었다고 한다. ‘내란 옹호’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신의 가호라니 정신이 나갔느냐’며 ‘아무리 총동문회고 선배라지만 이건 용납할 수 없다’는 댓글도 특히 눈에 띈다.
게시자는 이러한 댓글에 “몇 회 후배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맥락을 살펴보면 단순 지지의 글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충암인을 떠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고, 온 세계가 현재 진행상황을 관심이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반응했다. 다만, 이처럼 말하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신의 가호’ 표현은 삭제한다”며 “용기 있는 댓글 감사하다”고 밝혔다. 비판 댓글과 게시자의 반응으로 미뤄 해당 글은 총동문회의 공식 입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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