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37분 혈투… 다리 통증에도 노련미 빛나
‘무결점의 사나이’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가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25회) 달성의 한 고비를 넘어섰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를 꺾고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7위의 조코비치는 지난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5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3위 알카라스를 3-1(4-6 6-4 6-3 6-4)로 제압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로 출전이 거부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6회 연속 호주오픈 4강 진출에 성공했다.
3시간37분이나 소요된 접전 속에 조코비치는 경기 초반 큰 위기를 겪었다. 1세트 4-5로 밀리던 상황에서 왼쪽 다리 근육 통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1세트를 4-6으로 패한 조코비치가 다리가 불편한 상황에서도 2~4세트를 내리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범실 관리였다. 이는 곧 경험의 우위를 의미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에서 조코비치는 단 4개의 범실을 저지른 반면 알카라스는 11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알카라스는 거듭된 범실에 3세트 막판에는 여러 차례 큰소리를 지르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4세트에도 범실 수 2-9로 조코비치가 경기 운영을 압도하면서 최종 승리를 따냈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오늘 경기가 결승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제가 호주오픈에서 치른 가장 엄청난 경기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알카라스는 첫 서브 성공률 74%-63%, 위닝샷 50-31의 우위에도 범실 관리에 실패하며 또 한 번 호주오픈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022년 US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윔블던(2023, 2024), 프랑스오픈(2024)까지 석권한 알카라스이지만 호주오픈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의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조코비치는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 4강 상대는 세계랭킹 2위인 알렉산더 츠베레프(28·독일). 결승에 오른다면 지난해 자신을 결승에서 꺾고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호주오픈에 출전 중인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조코비치는 츠베레프의 상대 전적은 8승4패로 조코비치의 우위다. 메이저대회에선 3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신네르와는 4승4패로 동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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