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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식하는 김정은, 미사일·핵시설로 ‘몸값 불리기’

입력 : 2025-01-30 19:55:45 수정 : 2025-01-30 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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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발사 이어 다양한 도발
북·미협상 우위 차지하려 강경행보
트럼프 1기 때도 몸값 불린 후 협상
조태열, 1월 방미… 북핵 논의 추진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끊임없이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며 강대강 대치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상대방이 대화 신호를 보내면 오히려 더욱 강경하게 맞서며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북한 특유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3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등을 분석하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미국을 겨냥한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25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대미 초강경 노선을 재확인하는 외무성 담화를 발표했다. 

 

전날에는 김 위원장이 핵물질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2026년에 새로운 핵무기 고도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올해는 우리 당과 정부가 추진해온 핵 무력강화노선을 관철해나가는 노정에서 중대한 기간 내 과업들이 결속되고 차기 임무로 이행하는 중대분수령”이라며 “무기급핵물질생산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과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트럼프 1기 당시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한 달도 안 된 2017년 2월 신형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수차례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은 9월에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 후 11월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에야 이듬해 트럼프 대통령과 핵 담판에 나섰다. 몸값을 최대한 불린 후 대화 테이블에 앉은 셈이다. 

 

핵 생산시설 시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수행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 내부를 둘러보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방문 날짜와 소재지는 밝히지 않았다. 뉴스1

최근 북한이 보이는 대미 강경 행보 역시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벼랑 끝 전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통한 안전보장 의지, 핵무기의 증산, 대응태세 강화 등을 강조한 건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는 되돌리기 어려운 ‘불가역성’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각인하려는 의도”라며 “미국의 대북정책과 접근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위해 북한이 제시하는 대화의 전제조건을 수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26일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합훈련 축소를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패싱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월 초·중순 방미해 마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과 첫 대면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핵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관·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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